닭 한마리 알 품기 시작.

요 몇일전부터 한마리 검정색 암닭의 행동이 이상합니다. 산란통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어요. 가만보니 꽁지쪽 털도 많이 빠지고. 아마도 3개뿐인 산란통중 하나를 차지하고 잇으니 동료들이 빨리 나오라 쪼아대는 결과인것도 같고. 닭사료 사면서 피부트러블 치료 스프레이도 뿌려주면서... 지켜보다가 문득. 앗 저녀석... 지금...  ^^ 

생각해보니 이녀석 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웅크리고 잇는 놈을 살짝 걷어내면 의례 계란 두어개씩을 품고 있었습니다. 꺼내면서 보면 전해져 오는 따뜻한 온기. 

지난 3월초에 부화된 녀석입니다. 그동안 잘 자라다가 초란을 낳기 시작한때가 불과 한달전.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알을 품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닭장안에는 수닭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녀석에게 필요한것은 유정란. 지난번 꿀벌을 분양해준 친구가 넓직한 야드에서 닭을 키우고 있던것이 생각나 연락햇습니다. 흔퀘하게 나눠주겠답니다.

내일까지 모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가능한 빨리 유정란을 넣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화해서 시간약속 하고 30분 드라이브해서 농장으로 갔습니다. 이미 해가 져서 어둑해진 시골 농장. 친구는 닭장으로 나를 안내. 그리고 산란통에 아직 거두지 않은채로 있던 많은 달걀중에서 필요한만큼 고르라 햇습니다. 몇개나 필요할까 물었는데 자기도 직접 부화는 안해봐서^^ 모르겠답니다. 일단 6개 픽업. Free.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업데이트만 해달랍니다. 고마운 친구 Jason. 

이미 어두워진 시간. 셀폰 프래쉬 켜가면서 조심조심. 미리 짚을 깔아 편안하게 만들어 놓았던 검정 박스 산란통에 유정란 네개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비좁은 산란통에서 웅크리고 있던 녀석 꺼내서 유정란 위로 올려주었습니다. 상황종료?

아니었습니다. 닭장에서 나오자 마자 가만보니 이녀석 내가 준비해둔 산란통에서 기어 나오더니 조금전까지 웅크리고 있던 곳으로 들어가는것. 한번 더 꺼내.. 새 산란통으로 옮겨줬는데... 이번에도 바로... 꾸꾸꾸꾸..... 짜증난다는투로 구구거리다가... 다시 원위치. 이게 뭔가 싶엇지만. 내가 그 심사를 제대로 알수는 없었지요. 자기 좋다고 자리잡은 그대로 놔두고 배 밑으로 유정란 두개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준 산란통에 시험삼아 유정란 한개 넣어놓고.. 일단 철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엊저녁 위치.. 오른쪽 산란통에서 얌전히 웅크리고 잇었습니다. 그렇다면 엊저녁부터 유정란 2개 품고 있엇다는 이야기. 새 산란통 확인해보니 유정란 한개 그대로 있습니다. 그것 꺼내서 검정닭 밑으로 추가로 넣어주었습니다. 유정란 3개로 시작했습니다. 상황종료?

아니네요. 두시간정도 그대로 있어서 일단 상황종료다 싶었는데 문득 보니 중간으로 옮겨가 있어요. 아니 그럼 뭐야. 다시 가서 보니 오른쪽에는 유정란 3개가 그대로 노출. 내 생각에 아마도 다른 닭이 중간에서 알을 놓는것 보고 이 철없는 녀석이 그 알 품겟다고 건너간것 아니었을까. 

중간에 있던 녀석을 손으로 안아내 원래 자리인 오른쪽 유정란 3개위로 옮겨 주었습니다. 발버둥치지 않고 그대로 안착. 그리고 지켜보았습니다. 두시간 넘게... 지금 그대로 있습니다. ^^ 상황종료?

예... 점심시간인 지금까지 그대로 있으니 오늘 오전 상황은 일단 종료인듯. 마음이 좋습니다. ^^

지켜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녀석... 내가 넣어준 유정란 3개 꼼짝않고 품고 잇습니다. 병아리가 부화하려면 21일. 그때까지 녀석이 Take care할지 장담 못하겠습니다만... 그래주면 좋겟다는 생각합니다. ^^   




몇일전부터 한곳에 웅크리고 잇는것 발견... 




혹시 피부병인가 싶어서 스프레이도 뿌려주다가... 생각해보니 녀석이 알을 품으려 한다는 생각이 문득.









밤길을 달려가서 유정란 6개를 얻어다 넣어주었습니다...




비내리는 아침. 동료들과는 무관하게... 자기일에 몰두하는 검정녀석. 유정란 3개를 품고 잇습니다. 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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